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30대 비전공자, 파이썬 배우고 연봉 2배 이직했습니다

컴눈이 2025. 4. 18. 15:11

 

 

솔직히 말하면, 처음에는 파이썬이 뭔지도 몰랐습니다. 그냥 친구가 “그거 요즘 뜨는 언어야. 자동화도 되고 데이터도 다루고 개발자들도 많이 써”라고 하길래, 뭔가 있어 보이기도 하고… 그냥 ‘일단 해보자’라는 마음으로 시작했죠.

그때 제 나이 34살. 비전공자에다 회사에선 기획업무만 주구장창 하던 사람이었습니다. 하루 종일 보고서 만들고, 회의 정리하고, 다른 팀이 만든 시스템에 의존해서만 일하던 제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.

“나는 아무 것도 직접 만들 수 없구나.”


시작은 퇴근 후 1시간

파이썬을 처음 접했을 때는 무슨 암호 보는 줄 알았습니다. print(“Hello World”)가 왜 중요한지도 몰랐고, 들여쓰기 하나 잘못했다고 오류 나는 게 어이없었습니다. 그래도 매일 퇴근

 

후 1시간씩 유튜브 강의, 인강, 블로그 따라 하면서 하나씩 해봤습니다.

처음엔 ‘이걸로 내가 뭘 할 수 있지?’라는 회의감도 있었죠. 근데 엑셀 자동화하는 걸 배우고 나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. 몇 시간 걸리던 보고서가 10초 만에 완성되니까 갑자기 코딩이 너무 재밌어졌어요.

그 후로 학원에 등록해서 19:00~22:00 3시간 집중적으로 교육을 받았구요. 재밌었던것같아요 동기들도 좋은 사람들이였고 모르는것도 서로 공유하니 '대학교를 다시 간 기분'이 들었습니다..ㅎㅎ


‘기술’이 생긴다는 건 이런 느낌이구나

파이썬으로 크롤링도 해보고, API도 붙여보고, 간단한 웹 대시보드도 만들어봤습니다. 물론 완벽하진 않았지만, ‘내가 뭔가를 직접 만든다’는 감각이 너무 짜릿했어요. 그 전까진 늘 누가 만들어준 걸 ‘사용’만 했었는데, 이제는 내가 만드는 쪽으로 옮겨간 기분이었죠.

자신감이 붙자, 이직도 고민하게 됐습니다. 지금 하는 일이 반복적인 것뿐이고, 5년 뒤에도 이 자리일 거라는 생각에 더는 안 되겠단 확신이 들었어요.



이력서에 ‘파이썬 프로젝트’ 추가하고 벌어진 일

작은 자동화 프로젝트라도 다 정리해서 이력서에 넣었습니다. 엑셀 자동화, 크롤링한 데이터로 보고서 자동 작성, 간단한 Flask 웹페이지 구축 등 실무랑 연관된 내용으로요.

면접에서는 의외로 깊은 기술을 묻기보다, “이걸 왜 하게 됐는지”, “어떤 문제를 해결했는지”를 더 궁금해하더라고요. 그리고 이게 결정적이었습니다. 저는 비전공자지만, 문제 해결을 ‘코드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’이었기 때문이죠.


그리고 이직, 연봉은 정확히 2배

결국 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운영하는 중견기업으로 이직하게 됐고, 기존 회사보다 정확히 연봉 2배를 제안받았습니다. 처음엔 제가 잘못 본 줄 알았어요. 계약서 다시 확인했을 정도니까요.

업무는 어렵지만, 제가 원하던 삶이었어요. 배우는 것도 많고, 내가 만든 코드가 실제로 쓰이는 걸 보는 기쁨은 말로 다 못합니다.


마무리하며

저는 파이썬으로 ‘개발자’가 되진 않았습니다. 하지만 ‘코드로 문제를 해결할 줄 아는 사람’이 됐고, 그걸로 제 커리어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졌어요.

혹시 지금 “나도 가능할까?” 고민 중인 분들이 있다면,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.

“전공보다 중요한 건 실행이고, 코딩은 생각보다 인간적인 도구입니다.”

딱 한 줄, print("Hello World")로 시작된 제 인생 2막. 지금은 누구보다 재밌게 살고 있습니다.